대전에서 있은 결혼식에 갔다가,
후배를 만나 영화를 보러 갔다.
추.격.자
감독: 나홍진
출연: 김윤석, 하정우, 서영희
개봉일: 2008년 2월 14일
잘만들었다는 소문만 듣고, 영화감독에 대한 찬사를 듣고, 주연배우에 대한 찬사를 듣고
극장으로 향했다.
썰렁한 극장(대전의 극장들이 이렇게 썰렁하단다.)에 가니,
표를 끊는데는 별 지장이 없었다.
영화는 잘 만들었다.
살인의 추억을 생각나게 만드는 영화였다.
솜씨 또한 봉준호에 뒤지지 않는 신예 감독이었다.(봉준호를 추격중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관객들의 호흡을 쥐락펴락하는 솜씨가 너무 좋다.
나도 모르게 영화속 호흡에 들숨과 날숨의 그 첨예한 긴장속에 서게 되었다.
영상과 소리를 다루는 솜씨가 좋다. 두 주연배우의 연기 또한 일품이다.
디테일이 살아 있다.
유영철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것이 확연히 눈에 띄지만,
영화는 연쇄 사건을 이 사회의 틀속에 엉켜짜 넣어둔다.
경찰, 검찰, 시장, 보도방, 몸파는 사람들, 교회등등...
하지만, 교묘하게 숨겨져있다.(무능한 공권력, 무능한 사회, 퇴폐한 어른들, 피해받는 아이들, 그것을 변화시키는 건 혼자 남겨진 아이다.)
그래서, 영화는 단순한 추격자를 다루지 않는다.
그렇게 영화를 보고나서...
후배들과 술을 먹고,(땅을 사랑해서 땅을 많이 산 사람처럼, 술을 사랑해서 많이 마신 것이지, 술에 취한 것은 아니었다.) 아침에 냉장고를 열었다.
어머니의 고등어는 눈에 보이지 않고, PT병의 물이 보였다.
마셨다.
우웩,
지독한 소금기에 술이 다 깨어 버렸다.
수세촉진제 였다.
이거 분명 살해 의도가 명백해 보였다.
이 녀석 어제 저녁 술취한척 와서는 수세촉진제를 눈에 잘 띄는 냉장고 칸에 넣고,
물은 깊숙한 곳에 숨겨두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수세촉진제의 주성분은 소듐이라고 하는데,
제조사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독일어로는 나트륨이라고 한다.
지독히 탁한 소금을 먹은 것이다.
속이 더부룩하고 눈이 아프다. 위가 녹아내리고 있다. 나는 서서히 나트륨에 중독되어 죽어가고 있다.
조금 더 검색을 해보니, 황산 성분도 들어 있다. 황산 나트륨(황산염) 또는 황산수소나트륨이다.
황산염은 때로는 치료제에 때로는 암의 원인이 되는 성분인것 같다.
온천으로는 알카리성 황산염 온천도 있고, 관절에 좋다는 데 나는 어떻게 될까.
혹시 장을 세척해줄런지도 모르겠다.
덧글: 대전에서 집에 오는 길, 난생 처음 KTX 를 타봤다. 빨라서 좋더군.
그래도, 세월을 거꾸로 추격할 수는 없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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